우리는 아직 출애굽의 처음 가르침이나 그 가르침을 위한 보편적인 선택을 믿는다. 우리중 많은 이가 그렇게 믿는다. 이는 정치의 의미와 가능성에 관한, 정치의 적합한 형식에 관한 믿음이다.
- 첫째, 당신이 어디에 살든지, 그곳은 아마도 이집트일 것이다.
- 둘째, 더 나은 장소, 더 매력적인 세상, 약속의 땅이 존재한다.
- ?셋째, “그 땅으로 가는 길은 광야를 통과해야한다.” 함께 모여 행군하는 것 외에 여기서 그곳으로 가는 다른 길은 없다.
마이클 왈저의 지적 스펙트럼은 좁은 의미의 정치철학에 한정하기 어려울 만큼 매우 광범위하다. 출간된 저작이나 공인된 지적 활동만으로 판단하더라도 그는 1970년대부터 정의로운 전쟁론의 대표 논자였고, 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줄기찬 옹호자였으며, 다원주의 정치철학의 현대적 주창자이자, 정치평론지 ‘DISSENT’를 중심으로 당대의 현안에 대한 지적 개입을 선도해 온 비판적 지식인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왈저의 글을 읽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그는 항상 철학적 지평과 역사적 지평을 넘나들면서 복합적인 논증을 구사하고, 그 과정에서 언제나 이론과 실천의 결합을 지향하는 독특한 글쓰기를 선보여 왔다. 이와 같은 글쓰기는 초학자들에게 언뜻 지나치게 현학적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은 있으나, 그 단계를 넘어 문제 자체의 실질적 해결을 목표로 나아가려는 실천적 지식인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모범으로 다가온다.
[역자의 글 중에서]
이 책은 서구의 정치사상에 장대한 존재와 힘을 드리우고 있는 하나의 관념인 ‘고통과 억압으로부터의 구원’에 관한 것이다. 이 세계에서의 구속, 해방, 혁명이 이 책의 주제다. 나는 이 관념의 기원을 이스라엘이 이집트로부터 구원받은 이야기를 통해 묘사하고자 한다. 그런 다음에 출애굽기와 민수기, 또 신명기에 대한 나의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종교적, 정치적 급진주의자들의 계속되는 세대들에 대하여 구약 성서의 이 책들이 가지고 있었던 중요성을 해명해 보고자 한다. 예속으로부터의 해방, 광야의 방황, 시내산의 언약, 약속의 땅. 이 모두는 혁명 문학에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