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 그는 누구인가
연산군만큼이나 한 인물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사람도 드물다. 연산군의 쇄국정책 때문에 조선이 망했다고 연산군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왕권 강화와 외세에 저항한 자주적인 자세는 마땅히 본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연산군』은 연산군 뿐만 아니라 연산군이 조선을 움직인 시대 전반을 조명하려는 책이다.
연산군이 집권했던 시대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극렬한 갈등과 대립, 살육으로 얼룩져 있다. 전환기에 해당하는 이 시기는 학자들에 따라 천양지차로 서술의 태도가 갈렸다. 조선 중기의 정치사를 꾸준히 천착해온 김범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은 연산군에 관련된 1·2차 사료를 빠짐없이 검토한 뒤, 기존의 연산군 시대 이해에서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그 시대의 역사상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내 객관적 의미망을 일궈냈다.
책의 중심 주제는 정치사이지만, 당시의 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양상을 포괄하려 했고 미시적 주제(예컨대 연산군 개인의 성격이나 병력)들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그것이 거시적 사안들과 관련된 측면을 검토했다. 주관적 평가나 추정보다는 구체적인 자료에 의거해 연산군이란 인물을 생생히 되살려내려 시도한 평전적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