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노라의 기획으로 거의 10년에 걸쳐 120명에 달하는 역사가들이 참여하여 완성된 책이다. 기억의 장소’란 민족의 기억이 구체화된,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이나 수세기에 걸친 작용을 통해 그것들의 특별한 표상과 뚜렷한 상징물로 남게 된 물질적ㆍ비물질적 장소를 뜻한다. 이 책에서는 삼색기, 프랑스 국가인〈라마르세예즈〉, 에펠 탑, 잔다르크, 거리 이름,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전거 일주 경주인 투르 드 프랑스 등 다양한 대상들이 그러한 ‘장소’로 선택되어 그 안에 담긴 기억의 내용과 여정이 탐구된다.
제2부《민족》에서는 베르사유, 루브르, 쇼비니즘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쇼뱅이라는 인물, 파리의 기념상들과 거리 이름 등이 다루어진다. 저자들이 보기에 민족이란 하나의 체제나 정치, 교리, 문화가 아니라 그 모든 표현의 틀이며, 순수한 형식, 사회공동체의 확고부동하면서도 계속 변화하는 공식이고, 그 자체가 하나의 표상이다. 저자들은 민족의 정체성 확인이나 ‘민족에 의해 민족을 정의하는 것’을 피하고 ‘우리의 것으로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 그 자체로 체득할 수 없게 된 전통의 가장 대표적인 대상’들을 분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