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노라의 기획으로 거의 10년에 걸쳐 120명에 달하는 역사가들이 참여하여 완성된 책이다. 기억의 장소’란 민족의 기억이 구체화된,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이나 수세기에 걸친 작용을 통해 그것들의 특별한 표상과 뚜렷한 상징물로 남게 된 물질적ㆍ비물질적 장소를 뜻한다. 이 책에서는 삼색기, 프랑스 국가인〈라마르세예즈〉, 에펠 탑, 잔다르크, 거리 이름,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전거 일주 경주인 투르 드 프랑스 등 다양한 대상들이 그러한 ‘장소’로 선택되어 그 안에 담긴 기억의 내용과 여정이 탐구된다.
제3부《프랑스들》에서 ‘프랑스들’이라는 복수형이 선택된 것은 현재의 프랑스가 있을 수 있는 모든 프랑스들의 공통분모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즉 그것은 원심적인 분열, 여러 가능한 개념들 사이의 충돌, 구성요소들의 다양성을 나타낼 뿐 아니라 단일한 정체성을 더 이상 확신할 수 없게 된 혼란을 표현한다. 그리하여 여기서는 여러 집단의 기억의 장소들이 논의되는데, 구체적으로는 프랑스 민족의 두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프랑크족과 골족, 구체제와 혁명, 드골주의자와 공산주의자, 프랑스인과 외국인, 여러 사회집단과 정치세력에게 상이한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민족적 영웅 잔다르크 등이 다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