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20여 년이 넘도록 꾸준한 시작 활동을 펼쳐온 시인 최영철의 아홉 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목소리는 강아지를 찔러보는 햇살, 다랑이를 찔러보는 비, 열매를 찔러보는 바람처럼 시적 화자인 ‘나’를 찔러보는 존재들, 그 소외된 소수자들이 갖고 있는 강렬한 응시의 힘과 에너지로 충만하다. 이 ‘찔러봄’을 통해 시인은 황폐한 삶의 굴레 속에서도 야성으로 빛나는 강인한 생명력과 건강한 삶의 천진성을 발견하고 자연의 진정성과도 만난다.
또한 땀내 나는 노동의 현장, 메마른 초목, 길가의 돌무더기를 나직하게 ‘찔러보는’ 시인 특유의 언어유희와 발랄한 리듬 감각은 바야흐로 21세기 한국 시의 새로운 풍경, 다시 말해, 빈틈없는 묘사와 서술, 경탄스런 조어법으로 자연-인간-리듬이 어우러진 한판 시적 진경을 펼치고 있다. 황폐한 삶의 굴레 속에서도 야성으로 빛나는 강인한 생명력과 건강한 삶의 천진성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