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바다 한가운데 작은 섬이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움직이는 섬으로 통했지요. 폭풍우 치던 어느 날 밤, 또래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담이와 아버지의 폭력에 멍든 진규는 그 섬에 들어갑니다. 이전에 움직이는 섬에 들어와 있던 아이들이 파도에 휩쓸려 바닷가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둘을 발견합니다. 섬 아이들 역시 마음속에 곪은 생채기를 하나씩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금세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어울립니다. 섬 곳곳을 탐험하고, 나무에 올라 둥지를 털고, 바닷가에서 수영하거나 낚시를 즐기고, 모닥불을 피우며 별을 헤아리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행복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상처가 아물면 다시 세상 속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움직이는 섬에는 누가 남고, 누가 나가게 될까요?
작가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움직이는 섬을 놓아둡니다. 움직이는 섬은 차갑고 폭력적인 현실에서 비켜나 있지만, 그렇다고 절대 행복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때론 질서에 순응하고, 때론 격렬하게 맞서고, 움직이는 섬 이후의 삶을 걱정합니다. 영원히 머물 수 없는, 현실과 잇닿아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움직이는 섬은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손짓합니다. 움직이는 섬에서 최악의 순간도 바깥세상의 어떤 시간보다 아름답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