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0년대에 독일로 이주해 간 한국의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엮었다. 이민자들이 독일로 이주하기 위해 그들의 여권에 사용했던 작은 흑백사진들과 박찬경이 그들과의 만남에서 만들어낸 아름다운 컬러 사진 사이에는 대략 40여 년의 세월이 자리하고 있다.
독일에 간호사로 가게 된 여인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보며 저자는 말한다. 아무도 그녀의 손금이나 지문으로부터 그녀가 서울 영등포를 떠나 에센에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오히려 암호처럼 휘말려 있는 지문이 아니라 주민등록증 배경그림인 곧게 뻗어 있는 고속도로 그림에서 그녀의 '기구한 운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사진에서 전해지는 존경과 사랑, 친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느낌을 통해 60년대 독일로 간 한국인들의 삶 속으로 깊숙히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