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사랑한 새장』은 단정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을 담아낸 이은영 작가의 그림과 동화작가 이경혜의 시적인 글이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자작나무 가지에 매달린 새장, 어디선가 날아온 조그마한 홍방울새. 그들이 만나면서 시작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새를 사랑한 새장’이라고 한다면 흔히 새를 가두고 있는 새장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새장과 새의 조합인데, 어라? 사랑이라니. 새장은 새를 가두는 곳일 텐데? 새장은 우리에게 ‘새를 넣어 기르는 장’이라는 사전적 정의와 다르게, ‘새를 가두는 장’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렇기에 새장과 살아가는 새는 아무래도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 그림책에서는 그러한 관점을 조용히 깨트린다.
이 책은 홍방울새와 새장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한다면 가두지 말아야 한다는 단순한 의미보다, 사랑하니까 마땅히 가두지 않게 되는 마음을 전한다. 사랑 혹은 관계에 있어서 어떠한 것이 옳고 그른지 독자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척 성숙하다. ‘사랑은 어렵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사랑에 대한 말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말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마음 자체로 이미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