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에게 가장 긴요한 질문들
십대 후반의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과제는 무엇일까? 하나로 꼭 짚어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 곧 성인식을 눈앞에 둔 아이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긴요한 일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내가 지닌 재능과 장래성은 어떤 것일까?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나의 길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을까? 청웨이의 『붉은 머리핀』은 열일곱 살 소녀 예예와 류사를 통해 혼란스럽고 힘겨운 성장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중국의 현대 청소년 소설이다.
『붉은 머리핀』은 예예의 아버지가 경제 사범으로 수감되면서 병적으로 예민한 예예를 위해 류사를 비롯한 이웃들이 다함께 비밀 서약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수학 성적 때문에 자살 소동까지 벌일 정도로 심약한 예예가 아버지 일을 알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려했기 때문인데 가장 큰 책임은 같은 학교 같은 반에 재학 중인 류사에게 돌아간다. 딱히 단짝 친구라고 말할 수 없었던 예예와 류사는 이 일로 인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되고, 류사의 과외 교사 리자퉁과 결혼 후 미국으로 떠난 멍이 결합하여 가짜 편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예예를 위한 거짓은 점점 크기를 불려나간다.
예예 아버지의 비밀을 둘러싼 이야기가 중심 서사를 이루고 있지만 『붉은 머리핀』에서 보다 주목해서 볼 부분은 류사와 예예가 갖는 십대 특유의 불안과 갈등이다. 엄마의 뜻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진로를 정한 류사는 자신의 재능에 대한 믿음도 없고, 피아노 치는 일이 즐겁지도 않다. 예예 또한 영어를 특별히 잘하긴 해도 남다를 것 없는 평범한 소녀다. 당연히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진로를 정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류사와 예예는 서로에게 토라지고 시샘하고 도발하고 위로를 주고 받는 방식으로 힘겨운 한때를 통과해 나간다.
한편, 예술대생 리자퉁과 멍의 실패한 연애담 역시 이 작품에서 중요한 줄기를 이룬다. 리자퉁과 멍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도 계급적, 경제적 차이로 인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멍은 미국인 교수와 결혼하여 미국으로 떠나는데 둘은 이후에도 서로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은 아니지만 대학생 남녀의 연애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상태로는 그 어떤 연애도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미국 유학의 야심을 갖고 예예에게 접근한 남학생 탕웨이의 일화는 이성에 대한 호감이나 사랑이 얼마나 허약한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