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제주4.3부터 60년간 질곡의 역사 한가운데 있었던 한 여자와 그녀의 딸, 그리고 손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폐허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일어서는 ‘여자의 생명력’, 마음먹은 건 반드시 이루고야 마는 ‘여자의 집념’, 운명을 거부하면서까지 지켜내려는 ‘여자의 사랑’을……. 마치 소설 속의 여자 3대는 ‘여자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하는 듯하다. 숨 가쁘게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주인공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몸서리쳐질 울분이, 깊은 가슴으로부터의 감동이, 반전에서 오는 쾌감이 우리의 감성을 전율시킨다.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엔 3만여 명의 주민들이 학살당하는 4.3 사태가 발생했다.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반대한 좌익들이 한라산으로 입산해 무장대를 조직하자, 미군정은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초토화 작전을 감행한다. 해발 200∼600m 사이의 중산간 마을들은 적성지역으로 간주돼 불바다가 됐고, 제주도 인구의 10분의 1인 3만여 명의 주민들이 학살당한다. 한국판 ‘킬링필드’가 제주도에서 벌어진 것이다. 책은 결코 4.3사태의 비극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철저히 개인사적 입장에서, 남자들이 벌인 집단 광기의 역사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은 제주 여자의 억새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