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나라와 비교해도 법적으로 보장된 한국의 휴가 총량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프랑스처럼 긴 바캉스를 떠나지 않고, 떠날 수 없다. 기껏해야 3~5일의 여름휴가가 고작이다. 휴가는 그저 노동으로 쌓인 피로를 회복하는 데 소비될 뿐이다. 우리는 왜 2주 연속 휴가를 부자연스럽게 여길까? 우리는 왜 "쉴 수 있는 휴가는 많은데, 쉰 휴가는 별로 없다."고 하소연할 수밖에 없을까?
이 책, 『잃어버린 10일』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이 책은 휴가를 대가로 한 한국의 장시간 노동 질서를 해체하기 위한 탐구이며, 한국 사회에서 박탈당한 잃어버린 10일―2주 연속 휴가를 사용할 권리가 있으나 통상 3~5일의 여름휴가 혹은 하루 이틀의 단절적인 휴가만 사용하기 때문에 통상 10일 정도를 박탈당하고 있다―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작업이다. 이 책은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노동 현실과 휴가 문화를 들여다보며 지금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한국 사회의 일상적 사회현상을 역사적-논리적으로 허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