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일본 열도를 달군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바보의 벽' 신드롬을 가져오기도 한 책. 도쿄 의대 해부학 교수였던 저자가 쓴 책으로 2003년 4월 출간된 이후 8개월만에 232만부가 팔려 분야를 통틀어 지난 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요즘 지구촌은 전쟁과 테러, 갈등과 반목으로 가득 차 있다. 9 · 11테러 이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했고, 미군 점령 하의 이라크 내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끊이질 않는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유대교와 이슬람교도들 간에 총성이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국가간, 민족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와 자식, 남자와 여자, 직장 상사와 부하,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교사와 학생, 보수와 진보 사이에도 불신과 대립의 벽은 높기만 하다. 왜 이들 간에는 분쟁이 그치지 않는 것일까.
일본의 석학 요로 다케시가 이 책에서 그 대답을 내놓는다. 저자는 그 원인이 바로 우리의 머리, 뇌 속에 있다고 말한다. 뇌 속에 상대방과의 대화와 소통을 가로막는 벽, 즉 '바보의 벽'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인간의 뇌는 당초 "알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정보를 차단해 버리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말 하면 다 통한다' '얘기 해서 해결 못할 문제는 없다'고들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걸 그대로 확대하면, 전쟁, 테러, 민족간 · 종교간 분쟁이 된다. 이슬람 원리주의와 미국의 대립 또한 이런 문제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들은 말로는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상대의 말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머리 속에 이미 입력되어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사실로부터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사실은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믿도록 만드는 뇌 속의 벽, 즉 '바보의 벽'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