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오랫동안 집에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오늘은 아기랑 함께 온단다... 동생이 생긴다는 것은 아주 들뜨는 일인 것 같다. 옛날에 내가 타던 유모차도 다시 보고, 세상에 나온 축하선물로 아기에게 무언가 주고 싶기도 하다. 아기가 오면 무얼 할까 상상도 해보고, 몰래 아기모자를 써보기도 한다...
이 작품은 동생이 생기는 설렘과, 그것으로부터 오는 미묘한 감정들을 잘 잡아낸 그림책이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그림책에서도 치히로는 다양한 형식의 그림 그리기를 선보인다. 이를테면 수채화의 특성을 살려 투명한 효과를 내고, 또 종이를 구겨 색을 먹이기도 하고, 나타내려는 대상에는 색을 칠하지 않고 배경에만 색을 입혀 장면을 연출하는 등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느껴질만큼 뛰어나다. 그러면서도 감정이 우러나올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 역시 이와사키 치히로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태어난 아기를 위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곰돌이 인형을 준비하면서도, 조금쯤은 주기 싫은 듯한 아이의 미묘한 감정을 한 컷의 그림과 몇 단어의 글만으로 나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모든 감정의 굴곡과 흥분을 하나로 녹이는 아기 얼굴... 그에 이어 일체의 글도 생략한 마지막 그림은 읽는 이를 한없이 따뜻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