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이후 권력의 문제를 그린
아서 쾨슬러의 대표작
흔히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와 더불어 공산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거론되는 아서 쾨슬러의 대표작이다. 후마니타스의 '사회과학이 있는 문학'의 첫 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특정 체제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 혁명이 성공한 뒤 권력이 이제 저항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을 때, 즉 '가까워진 권력'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정치의 근본 문제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혁명 이후 권력의 문제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한낮의 어둠』은 혁명·대중·도덕·양심·권력·정치 등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그리고 있다.
혁명 정부의 2인자였던 루바쇼프는 어느 날 반역과 최고 지도자 암살 모의 혐의로 체포되어 집요한 심문을 받는데, 심문은 옛 동지였던 이바노프, 혁명이 낳은 새로운 세대이자 냉정하고 이성적인 전형 글레트킨, 그리고 자기 자신과, 혁명·대중·도덕·양심·권력·정치 등에 대해 벌이는 치열한 논쟁이다. 글레트킨은 루바쇼프에게, 결백하더라도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대중들이 당에 대한 반대파를 경멸할 수 있게 하는 것, 옳은 것은 보기 좋게 도금하고, 틀린 것을 검게 칠하라고, 자신을 희생해서 혁명을 지켜 내는 것이 당이 루바쇼프에게 요청하는 마지막 봉사라고 말한다. 루바쇼프는 고민한다. 침묵 속에서 죽을 것인가, 마지막까지 당에 봉사할 것인가. 그들은 왜 어떤 선택을 어떤 논리로 주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