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종운이의 아버지는 소방관으로 종운이가 다섯 살 때, 불을 끄다가 네 살짜리 아이를 구하고 순직하셨다. 추석이 지난 토요일, 학교의 오래된 창고에 불이난 것을 목격한 중학생 종운이는 그 순간부터 오래 전 아버지가 돌아가실 당시 구했다는 아이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아버지의 신문 기사를 검색해 그 아이를 찾아 나선 종운이의 길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마침내 찾아낸 '철이 문방구'에 사는 아이는 평소에는 공허한 눈빛으로 싱긋 웃다가도 아빠만 나타나면 비명을 질러대는 자폐아인데…
이상운의 신작 『불』은 순직한 소방관 아빠를 찾아가는 한 소년의 여행을 담고 있다. 소년은 아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궁금해하고, 묻고, 찾고, 기뻐하고, 부딪치고, 두려워하고, 성찰하면서 자신의 여행을 완성해 나간다. 청소년기의 방황과 성찰을 예민한 시선으로 치밀하게 그려온 작가의 네 번째 성장소설에서 주인공은 '불'과 같은 인생사를 토닥이며 진화하는 과정에서 훌쩍 자란다. 결국 '사람 속에도 불이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성찰을 완성하는 주인공은 그런 불을 지니고 살면서도 내색하지 않은 채 끊임없이 '불'과 치러내는 싸움들을 이겨내며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