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히토 평전, 근대 일본의 형성』무조건항복 선언을 한 인물로 강경한 우익 성향의 군부가 주도했던 태평양전쟁에서 허수아비 역할을 했고, 종전 후에는 상징적 지위에 머물면서 심지어 평화를 설파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히로히토에 관한 인식을 뒤엎는 책이다. 허버트 빅스는 이 책에서 그가 전제군주로 길러졌고, 태평양전쟁에서도 누구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따라서 전쟁 책임 문제에서 결코 면죄부를 받을 입장이 아님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종전 후, 일본 우익과 미국은 암묵적 공조 속에 히로히토에게 유약하고 유명무실한 천황이라는 가면을 씌워 태평양전쟁에서 히로히토라는 이름을 없애려 했지만, 그는 냉혹하고 잔인한 군주였을 뿐만 아니라, 기소조차도 한 번 받지 않고 아흔 살이 가깝도록 천수를 누렸다는 것이 저자의 냉정한 진단이다. 이 책은 학문적 엄밀성과 집요함을 가지고, 바로 그 히로히토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행적을, 일본 제국주의의 형성과 변화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면밀하게 조명하고 추적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