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 기슭 만날재 고개를 지나 산길을 따라 감천골로 향하는 고갯길의 수려한 쌀재 언덕과 바람재 능선에 살고 있던 약 250년 전 사냥꾼의 삶을 다룬 이야기이다. 오랜 옛날 댓거리 시전 천민들의 남루한 모습과 곡물을 나르던 서면 조창의 평민들 모습을 떠올리며 소설 『바람재 사냥꾼』을 쓰게 되었다는 작가는 이 소설에서 사냥꾼을 비롯한 천민들의 슬픈 사연과 분노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소설 『바람재 사냥꾼』에는 조선 정조 시대와 순조 시대에 이르는 시공간 속에서 지마태라는 사냥꾼이 남긴 나눔과 봉사 정신 그리고 이타적 삶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옛날부터 구전되는 애련한 이 땅의 이야기가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으로 재조명되어 때로는 사실인 듯 빠져들며 때로는 슬퍼하고 때로는 가슴 아픈 이야기로 만들어져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사냥꾼이면서도 차마 동물을 죽이지 못하는 측은지심을 가진 마태의 모습이 따뜻한 온기로 스며있어 각박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로해준다. 또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는 사냥꾼 마태의 모습이 아름답다.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해 살면서 겪게 되는 인생의 온갖 역경을 헤쳐 나가는 마태의 인물 형상이 뚜렷하게 각인되어 시종일관 흥미로우며 이 시대의 귀감으로도 읽힌다. 천민의 생활들을 질감 있게 발굴하여 작품의 진실성까지 높인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과거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