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밥상’이란? 조선시대 왕들의 밥상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았다
『왕의 밥상』은 조선시대에 수라상이 차려지기까지 과정을 고찰하고, 역대 왕들의 식성을 분석해 당시의 통치 윤리와 연관시켰다. 조선시대 왕들의 식사는 사적인 섭식(攝食)을 넘어선 공적인 의례였고, 왕은 전국에서 진상한 식재료들로 이루어진 수라상을 통해 각 지역의 현황과 백성들의 고뇌를 살폈다.
왕의 밥상에 오를 식재료를 생산하고, 옮기고, 관리하며, 조리해서, 진어할 때까지 들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왕은 한 숟갈, 한 젓갈마다 느끼고, 감사한다. 그리고 신하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백성들과 굶주림을 나눈다. 그것은 단지 음식에 관계된 사람들의 이익만을 따져 불공평함이 없게 배려함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자부심과 노력을, 그리고 정(情)을 느끼고 응답하며 보상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정치적으로 조화를 달성한 밥상이기에 자연과도 조화를 이루었다.
책은 실제로 기록에 나타나 있는 스물일곱 왕들 각각의 밥상과 그들이 밥상머리에서 보인 행동거지를 통해, 조선왕조 궁중 식문화의 역사를 짚어보았다. 그것은 동시에 ‘밥상으로 보는 조선왕조사’이기도 하다.
왕자의 난으로 자식들이 참사를 당하자 즐기던 고기를 끊었다는 1대 태조. 밥상머리에서도 책을 읽으며, 성군의 길을 부지런히 걸었다는 4대 세종. 전쟁 때문에 막 재미를 붙여 가던 양생법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닥치는 대로’ 먹어야 했을 뿐 아니라 늘 긴장과 초조, 공포, 스트레스 속에서 생활했음인지, 말년의 선조는 고질적인 소화불량, 식욕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조급증에 중풍까지 얻었다는 14대 선조. 서양 사람과 커피를 마시고, 궁궐로 냉면을 시켜 먹었다는 26대 고종의 에피소드 등 왕의 밥상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