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순간들은 존재하되, 사랑은 없다!
추락하는 사랑의 위태로운 기록
카미유 로랑스의 당신도 나도 아닌은 사랑이 시작되어 낭만주의적 환상이 한창인 때가 아닌, 사랑이 끝나는, 그 추락의 시점에 주목한다. 당신도 나도 아닌에서 실패로 끝난 자신의 사랑을 바탕으로 세상과 타인들을 바라보고,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느꼈는지를 고백한 저자는, 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삼 여년의 집필 기간을 "지옥의 경험"에 비유한다. 이 글은 저자가 쓰는 내내 치열하게 통과한 사랑의 끝을 생살을 헤집어가며 써내는 고통을 감내하며 써내려갔기에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소설은 자신의 작품 중 하나인 내 죽음의 남자를 영화로 만들고 싶어하는 젊은 프랑스 영화감독과 주고받은 메일을 토대로 전개된다. 영화 감독은 단 한 통의 메일을 제외하고는 본인의 이름이나 자신이 보낸 메일들이 공개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에 독자들은 한 쪽 내용만 공개된 다소 생소한 메일 교환을 읽게 된다. 여기에 작가의 소설 초고, 토막난 메모들, 영화 컷에 대한 제안들, 보내지 않은 메일까지 더해져 혼란스러운 전개를 더한다. 그리고 아마도 작가 자신일 것인 엘렌과 그녀의 연인이자 영화감독인 아르노, 엘렌의 정부이자 정식분석가인 자크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실종에 관한 탐문조사를 벌이는 이 소설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