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많은 책이 쏟아지지만 여러 이유로 출간이 기피되는 종류가 있는데, 바로 사진집과 문고판이다. 열화당 사진문고는 이 이중고(이중고)를 안고도 오래 사랑받을 것이 분명한 멋진 책이다. 일차분 10권에 이어 2차분 7권을 선보인다. 포진한 작가들은 이들만으로 사진사의 굵은 줄기가 완성되는 거장들. 광범위한 대표작 가운데서 가리고 가려 뽑은 사진 55~63컷과 간결하고도 핵심적인 해설,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시대상황과 연결하여 일대기 식으로 엮은 작가론이 실려 있다. 각 컷마다 붙은 사진 해설은 형식이나 방법론적이 설명에 매이지 않고 작가의 말과 글을 풍부히 인용 숨은 의미를 드러내 준다.
외젠 앗제(1957-1927)는 파리의 거리와 영세 상인들의 모습을 담은 만여 점의 사진을 남겼다. 그는 문화유산의 목록을 작성하여 그 정신을 고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뛰어난 감수성으로 기록했으며, 비로소 형식주의에서 사진을 해방시켜 '현대사진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