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민담, 역사 속에는 참 많은 나무가 등장한다. 달에 비친 계수나무, 단군 신화의 박달나무, 불교 미술의 비밀을 반영하는 향나무 등등. 나무에 얽힌 이야기만 풀어 봐도 역사가 술술, 한 권은 족히 된다. 나무를 통해 역사를 해석하려는 새로운 시도 하에 탄생한 이 책에는 나무 그 자체의 생물학적 특성과 나무에 얽힌 다양한 설화, 역사적 사실, 저자 자신의 감상 등이 쉬운 이야기체로 담겨 있다.
주변의 사물을 통해 역사를 공부하는 방식 자체는 '성리학적 격물치지'를 본받은 태도다.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를 센다는 것은 나무에 깃든 사연을 더듬는 행위이고 더 나아가 인간의 생활, 정신사를 읽는 태도라는 설명. 눈 덮인 해인사에서 꿈에 그리던 박달나무를 만났을 때의 정황 설명, 살구씨와 닮아서 '은빛 살구(은행)'라고 불리는 은행알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