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작은 에피소드에서 풀어낸 독특하면서도 다정한 색 이야기. 요나디자인연구소의 양요나는 이 책에서 "색은 인간human의 느낌feeling과 경험experience 그리고 생각thinking이 어우러져 꿈틀거리는moving 이야기story"라고 말한다. 즉, 인간이 색을 이해하는 여섯 가지 분석틀(feeling, exprience, thinking, moving, human, story)을 제시한다. 이것은 단순히 저자의 감상에 의한 귀결이 아니라, information design과 interface design에 기반을 둔 수십 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만난 1,000여명의 디자이너들과의 대화 속에서 생산된 것이다.
이 책은 예를 들어, '흰색은 모든 색 중에 가장 밝은 색으로, 명도가 높고, 가볍게 느껴지는 색이며, 순수, 순결, 청결, 신뢰 등의 긍정적인 의미와 단조로움, 무기력 등의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와 같이 시각적인 채도, 명도, 차갑거나 따뜻한 느낌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저자는 '초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거진 풀 숲에 들어가 보았고, 맨발로 잔디를 걸어 본 적도 있다. 풀잎을 뜯어 입에 물고 불어보기도 하고, 양쪽으로 쪼르르 붙어있는 아까시아 잎을 하나씩 떼어 보았다. 햇빛이 내리쬐는 숲 속에도 들어가 보았다. 그때마다 초록이 다르다. 정확히 말해서 초록이라는 색이 다른 것이 아니라 경험이 다르다. 아까시아 향기가 그득할 때 하늘이 비춰보이는 연한 초록색 잎을 떼어내며 짝사랑을 확인하던 옛 추억을 들춰내는 색깔의 환기력. 그것이 색의 힘이고, 매력이다."
저자는 색을 이야기하면서 억지로 자신을 들추어 내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즐겁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이도 부담 없이 책 속에서 보여주는 색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게 그 속삭임에 귀 기울일 수 있다. 저자의 이모티콘이 들어간 독특한 편집도 이 책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