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겠어, 이런 인간인 것을.
매일매일 조금의 낭패를 겪지만, 그래도 나-안 괜찮아!
아직 인생이 뭔지 모르겠지만, 알고 싶지도 않아.
오늘도 오로지‘나’의 즐거움을 위해서!
“넌 왜 이렇게 어두워? 사람이 좀 밝아야지.”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말이야~ 지금 학생일 때가 좋은 거야.”
“우린 친구니까 얘기한 거야. 터놓고 얘기하니까 정말 좋다! 우리 이제 다 풀린 거다?”…….
어디서 누가 가르쳐주는 것도 아닐 텐데, 싫은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싫은 말만 골라서 한다. 숨 쉬는 소리도 듣기 싫은 사람들에게서 활화산처럼 터져 나오는 헛소리의 향연, 고구마를 백 개 먹은 것 같은 답답한 상황들에서도 ‘소셜 포지션’이나 ‘대외적 이미지’ 때문에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들. 하지만 자기 전에 누워서 시뮬레이션을 백 번도 더 돌릴 수 있을 만큼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가슴속에 무궁무진하다. 그런 나에게 오늘도 주위에서는 묻는다. “너 괜찮아?” 안 괜찮을 이유야 많고 많지만…… 그래도 “괜찮아. 나~안 괜찮아!”
하루에도 수십 번은 “그래서 어쩌라고?”가 절로 나오는 갑갑한 상황들. 그런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나간 것처럼 꼭 집어주는 만화가 실키의 그림 에세이 『나 안 괜찮아』가 출간되었다. ‘좋게 가자’, ‘너 되게 예민하다’ 등등 흔하게 듣지만 들을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말들에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우리 일상 속 정신적 정체 구간들. 실키 작가는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의 구간들을 어딘가 이국적이고 거친 선으로 과감하게 표현한다. 게다가 각 그림에 붙은 촌철살인의 제목들은 그림이 못다 한 말들을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성별도 나이도 없는 『나 안 괜찮아』 속 캐릭터들에게서 답답한 일상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