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을 거닐며 역사를 읽다』의 저자 홍기원은 이 땅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역사적 정체성을 심어 주려는 목적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도시계획이라는 명목 아래 일제에 헐린 서소문, 도로 확장 공사를 하던 와중에 본래의 자리에서 쫓겨난 광희문, 그리고 최근 500년 넘게 서울의 얼굴이었으나 화재 사고로 소실되고 만 숭례문까지, 앞으로는 우리 역사의 산물들이 더 이상 이러한 안타까운 일로 소실되지 않도록 하는 당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울 도성의 역사를 따라 성곽길을 가족 산책길로 적당한 거리인 도보 2~3시간 정도의 소요시간을 잡고 모두 네 구간으로 나누었다. 숭례문을 지나 인왕산을 오르는 구간, 북악산을 넘어 낙산으로 향하는 구간, 동대문을 지나 장충단으로 돌아서는 구간, 남산의 숨결을 느끼며 다시 숭례문으로 향하는 구간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남아있는 성곽 길과 사라진 자취에는 600년의 역사의 장면들이 서려 있다. 각 장마다 들어있는 설명과 풍부한 사진자료는 이 책은 역사 안내서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