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정치가가 노동자·노인에게 지지를 받는 까닭은?
민중의 영웅인가, 부패한 정치인인가
역사 속에서 비난과 찬사의 양극단의 평가를 받은 인물은 흔하지 않다. 권력을 이용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탁신은 한편으로는 뛰어난 경영 능력과 소외 받는 대중을 위한 정책을 펼쳐 민중의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물론 현실에서는 능력과 도덕성을 견주어 결코 하나의 잣대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일국의 지도자의 위치에서는 그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2001년 탁신이 집권한 후 5년간은 태국 정치사에서 매우 예외적인 시기이다. 세번의 총선거가 치러졌고, 쿠테타가 있었으며, 결국 새 헌법이 제정되었다. 암살 음모와 총격전이 난무하는 가운데 총리 공관이 점거당했으며, 총리와 장관들이 수시로 뒤바뀌었다. 이 와중에 탁신의 가족들은 재산 은닉 혐의로 법정에 들락거린다. 이러한 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탁신의 레드셔츠 지지자들은 2010년 4월 30년 이래 최대의 정치시위에 돌입했다.
『탁신-아시아에서의 정치 비즈니스』의 두 저자는 단순히 그러한 혼란의 결과만에 주목하지 않는다. '군주제 수호'와 '민주주의 수호', 혹은 반탁신파와 친탁신파로 양분돼 보이는 혼란의 정치, 경제, 사회적 배경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이 책에서는 21세기 아시아의 모순과 미래를 응축한 탁신을 비판적으로 조망하고, 탁신의 경제, 사회, 문화정책과 더불어 군부 및 정치인들의 역학 관계, 그에 따라 지지집단이 어떻게 변화돼왔는지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