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통해 전달하는 삶의 메시지
유럽의 주목받는 추리소설 작가 얀 코스틴 바그너의 두 번째 소설. 연쇄살인범을 잡으려는 형사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를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치밀한 구성과 치밀한 심리묘사로 그려냈다. 살인사건을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은 ‘죽음’이란 커다란 사건이 주는 상실감으로 인해 현재의 시간을 잃어버리고 과거의 시간, 즉 기억과 그리움에 빠져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형사 킴모는 병으로 아내를 잃고 슬픔에 빠진다. 자살할 결심까지 하지만 끝내 실행하지 못하고 무의미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던 중 난탈리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킴모는 죽은 아내에 대한 기억과 슬픔을 지우기 위해 살인사건과 살인범에 점점 집착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살인사건보다 피해자의 가족, 남편이나 애인 혹은 친구들에게 집착하게 되는 킴모. 그는 자신의 가족과 주변인물이 아닌 낯선 이들에게 아내의 죽음과 그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에 빠진다. 작가는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스릴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동시에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