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소천국이라는 먹보 산신령이 살았습니다. 소천국은 마을로 내려왔다가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하여 자식을 여덟이나 낳았습니다. 그러나 배가 고파 소까지 잡아먹은 소천국은 아내가 화를 내자 한라산으로 돌아갑니다. 아버지를 보고 싶어 한 막내아들은 소천국을 찾아가지만 바다에 버려지게 됩니다. 막내 아들은 용왕국과 천자국을 거치면서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 상으로 받은 말과 쌀, 군사를 데리고 당당한 모습으로 부모님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어머니는 돌아가신 뒤였고 아버지는 막내아들이 군사를 이끌고 자신을 해치러 오는 줄 알고 그만 도망치다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지요. 슬퍼한 막내아들은 한라산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한라산 꼭대기, 백록담의 맑은 물은 이렇게 해서 생긴 막내아들의 눈물이랍니다.
먹보 나라 소천국은 제주도의 신화를 바탕으로 다시 쓴 전래동화입니다. 한라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엄청난 먹보였을 거라는 재밌는 설정과 제주도에서 농사를 시작하게 된 유래, 한라산 백록담이 생기게 된 사연을 들려줍니다. 막내아들을 통해 이야기하는 평화에 대한 소망, 소천국의 아내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강인한 제주 여인의 모습, 또한 효는 우리 조상 최고의 미덕이자 자랑이지만 오히려 효만은 어떤 것으로도 완전할 수 없다는 교훈, 못 다한 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 등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녹아내려 백록담의 맑은 물이 되었다는 사연은 한국적 감수성과 어우러져 큰 감동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