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로 제3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박선희의 신작 소설. 전작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가 앞으로도 나아질 건 없다고 말하는 두 남자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질주하는 오토바이 같은 강력한 힘과 록밴드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똘똘 뭉쳐진 속도감 넘치는 성장소설 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저마다 자신의 로미오를 꿈꾸는 17세 네 명의 줄리엣들이 옥탑방 아지트에서 펼치는 코믹 발랄 수다의 향연, 그리고 각기 다른 사랑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리고 치열하게 그려냈다.
작가가 이번 이야기에 ‘캐스팅’한 네 10대 소녀들은 각기 다른 사랑을 꿈꾼다. 톡톡 튀는 언어로 이야기를 시종일관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주인공 화자인 유미(애칭 ‘윰’)는 스포츠 카이트 날리기가 취미에, 지나치게 다정다감한 게 단점이자 장점인 ‘오지랖 소녀’. 17살을 맞이하여 집 옥탑방에서 자신의 베프(일명 베스프프렌드)를 모아 모임을 만들어 서로의 고민과 불안을 공유한다. 알싸한 사랑의 느낌까지. 10대의 사랑이니 풋사랑이겠거니 싶은 독자의 기대를 뻥 차버리며 모임의 멤버 토란, 연두, 주은이 보여 주는 사랑의 프리즘은 여러 가지 빛깔이다.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짝사랑에서부터 순결 콤플렉스와 싸움을 벌이는 제법 심각한 사랑, 동성애, 스타에게 보내는 열렬한 사랑, 우정에 밀려 안타깝게 뒷걸음질 치는 사랑, 그리고 깜찍한 계약 연애까지. 열네 살의 줄리엣, 열여섯의 춘향이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10대의 에너지는 순도 높은 열정을 자랑하는 열일곱이란 나이만큼이나 달콤하면서도 쌉싸래하다. 정답 없이 온몸과 마음으로 부딪쳐야 하는 감정의 폭죽에서 주인공들은 아픔을 겪지만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 “푸릇푸릇한 열정과 두근거림, 가볍고 짜릿한 전율과 까슬까슬한 쓰라림, 부풀어 오르는 꿈, 수거되는 환상, 이리저리 기우뚱거리면서도 ‘날자!’고 외칠 수 있는 쿨함……. 그 시기가 아니면 영원히 놓쳐 버리고 마는 소녀 시대의 사랑은 그래서 더 예쁘고 유쾌하다.”는 작가의 말에 그 까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