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글로벌화(globalization)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글로벌화의 주체는 당연히 국가권력을 동반한 초국가적 자본이다. 이에 반해 로컬리티의 주체는 가시적으로 로컬 주민이지만, 비가시적으로 국가와 자본이다. 이런 점에서 공시적으로 로컬은 글로벌과 대립한다. 통시적으로 공동체는 개인과 대립한다. 사실 역사적으로 농촌공동체의 구성원은 개인이지만, 공동체는 개인의 자유보다도 구성원의 공동선(共同善), 공동의 가치를 우위에 두었다. 더 나아가서 로컬리티는 개인의 자유를 우위에 두지만, 공동체는 구성원의 우애와 평등을 우위에 둔다.
이러한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는 공동체와 로컬리티를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다. 로컬리티는 글로벌에 대립하는 국부적 장소, 지역으로서 도시, 마을과 같은 통일체이고, 개인의 자유를 우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로컬리티는 자본에 의해서 상품화되고, 이와 평행하게 로컬 주민은 개인화되고 있다. 이와 달리 공동체는 자본과 국가에 의해서 파생된 극단적 개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상실된 구성원의 자치를 회복하기 위해서 공동선, 공동의 가치와 더불어 로컬 거버넌스(local governance)에 의한 자치를 강조한다.
그러므로 공동체는 국부적 장소, 지역으로서 로컬리티와 달리 구성원이 공유하는 공동선과 공동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공동선과 공동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있다면, 그들은 장소·지역과 관계하는 마을, 도시, 국가, 유럽연합(EU), 동아시아, 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수 있고, 또한 (비)장소·지역과 관계하는 민족·인종·생태, 종교, 문화, 학술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지금과 여기의 관점에서 필자들은 글로벌화의 산물로서 로컬리티와 역사적 유산으로서 공동체에 관한 시공간적 접점과 우월성을 밝혀내고자 시도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비)장소적·지역적 공동체, (비)장소적·지역적 공동체 운동 그리고 공동체 이론은 다양한 삶의 현장에 로컬리티의 우월성을 내포하는 탈근대성의 공동체 이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