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을 통해 한국근현대문학의 단편소설을 이끈 작가 이효석의 작품집이다. 서구적 소재와 전통적 소재, 모더니즘 문학과 리얼리즘 문학, 도시문학과 전원문학을 추구했던 이효석은 이분법의 논리를 적용할 경우 양쪽 모두에서 '결함'이 있는 작가로 머물기 쉬웠지만 그는 이항 대립의 형식을 해체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끊임없이 미적 대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일관된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효석의 작가 의식을 시기별로 살펴볼 수 있다. 1920년대 후반기에 쓰인 「노령 근해」, 「상륙」, 「북국사신」은 ‘동반자 작가’ 시기의 작품들이고, 1930년대 중반 이후에 발표된 「돈」, 「성화」, 「산」, 「들」,「메밀꽃 필 무렵」, 「개살구」, 「거리의 목가」, 「해바라기」 등은 이념의 퇴색 이후 자연과 성에 몰두한 시기의 작품들이다. 「여수」, 「은은한 빛」, 「하얼빈」, 「일요일」, 「풀잎」 등은 1940년대 만주 여행 이후 식민지 주변부에 사는 하층민들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고전적인 소재들에 깊은 관심을 보인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