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통(通)하는 영어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에게 '표준 영어'는 스트레스와 콤플렉스, 거기에 뭔지 모를 선망까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다. 한국인에게 표준 영어, 완벽한 발음이 무조건 인정하고 따라야 하는 절대적 기준으로 인식된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가까운 이웃들은 완벽함보다는 소통을 추구하며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고, 그 가운데서 싱글리시, 타이글리시 등 다양한 영어 변형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런 흐름이 만들어낸 '아시아 잉글리시'는 이제 세계인이 주목하는 가운데, 아시아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쓰이는 영어를 알아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아시안 잉글리시』의 저자는 영국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아시아에서 살아온 법학자이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 정착하여 오랜 기간동안 아시아인들과 교류하면서 아시아 각 지역의 언어 정책에서 영어의 역할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저자는 25년간 아시아인들이 싱글리시, 타이글리시, 콩글리시 등 자국 언어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자유롭고 창조적인 영어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이것은 '틀린 영어'가 아니라 '또 다른 영어' 그리고 단일한 '표준 영어'가 아닌 '세계 영어들'이 공존하는 국면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단순히 아시아인들의 영어 사용 모습만을 관찰한 것이 아니라, 영어를 통해 아시아의 과거와 현재, 아시아 사회를 움직이는 자본과 권력의 흐름, 그 이면에 자리한 아시아인들의 욕망을 읽어낸다. 아시아에서 영어가 많이 쓰이는 만큼 아시아의 문화도 영어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우리가 더 이상 '표준 영어'가 아닌 통하는 언어로서의 영어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