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
『리아의 나라』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재 결혼 시키기』로 잘 알려진 미국의 에세이스트 앤 패디먼의 데뷔작이다. '몽Hmong'이라는 아시아계 소수 민족의 아이가 미국에 이주하여 겪게 된 의료 사례를 저자가 9년 동안 끈기 있게 취재하여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을 세밀하게 그린 이 책은, 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한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고 미국 의대 필수 교양서이자 아마존 논픽션 분야 사회과학, 인류학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 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몽족 아이 리아 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머세드에서 태어났다. 생후 3개월 만에 리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질', 몽족 사람들이 말하는 '코 다 페이(영혼에게 붙들리면 쓰러진다)' 증세를 보인다. 리아를 맡은 MCMC 병원의 유능한 의사들은 복잡한 약물 치료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고 판단한 반면, 부모는 '서양 의술도 좀 쓰고, 아이의 떠도는 혼을 달래 데려오는 전통 민간 치료법도 존 섞어 쓰는 것이 좋다'고 본다. 부모와 의사들의 견해 차이는 4년 동안 타협점을 찾지 못해 그들의 불화와 불신은 더욱 커지고, 그 갈등의 줄다리기 끝에 급기야 리아는 대뇌 기능을 전부 상실한다. 식물 인간이 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느 쪽의 문화가 좋은 것이라는 판단은 하지 않는다. 다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 개인의 비극을 통하여 문화가 충돌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미국 사회가 이 책에 열광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저자는 철저하게 관찰자의 위치를 유지하며 독자들에게 각각의 좋은 의도와 노력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모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묻는다. 단군 이래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이 강한 대한민국은, 현재 120만 외국인이 거주하는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과정에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다문화 사회'를 문자로 인식하는 것과 현실에서 경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다. 다문화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는 '다름'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돌이켜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