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 개의 연장,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의 연장전
노동운동가 박점규와 사진가 노순택이 스물네 개의 직업을 가진 노동자들을 만나 이 땅의 노동 현실을 기록한 『연장전』이 출간되었다. 노동자의 ‘연장’을 중심으로 우리 시대 노동의 풍경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노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연장을 갖고 있다. 연장에는 노동하는 사람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십 년 망치를 손에 들고 집을 지어온 목수, 현란한 솜씨로 다양한 칼을 써서 생선회를 치는 일식요리사,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주사기를 드는 간호사. 노동운동가 박점규와 사진가 노순택은 노동에 대한 기획을 시작하면서 바로 그 ‘연장’을 떠올렸다. 박점규는 “밥벌이 수단이자 노동자의 분신인 연장에 주목해 직업의 명암과 노동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자 이 기획을 시작했다. 그는 통계청 직업분류표에서 스물네 개의 직업을 고르고, 스물네 곳의 현장에 찾아가 노동자들의 진짜 목소리를 기록했다.
노순택은 연장이 작동하는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해 노동의 풍경을 담아냈다. 미용사가 몇 번의 가위질로 스타일을 창조해내는 순간, 대형 선박에서 완벽한 용접을 해내는 베테랑 용접사의 모습. 그러나 『연장전』의 연장들이 직업적 특성이나 숙련된 기술만 선보이는 건 아니다. “고용의 차별이 안전의 차별, 생명의 차별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장전』은 스물네 개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장전傳’이자 여전히 현장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연장전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