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은 무려 2004년에 출간된, 제법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실력있는 투자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서적이다.

그래서 나 또한 기회를 봐서 꼭 이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다만 현재 책장에 꽂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너무 많았을 뿐.

그런데 이번에 YES24에서 진행하는 '투자 재테크 리뷰 이벤트'의 목록에 이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아, 이걸 읽어야 할 때는 지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펼쳐들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면, 보통의 서적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절판되는 경우가 꽤나 흔하다.

그런데 이 책은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많은 독자들이 아직도 이 책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펼쳐보니 매우 흥미로운 사실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문학동네' 출판사와 나름의 인연이 있어 문학동네 쪽에서 나온 책이라면 기본적으로 호감을 갖게 되는 편인데, 이 책은 바로 문학동네 출판그룹의 경제/경영 출판사인 '이콘'에서 나온 서적이다.

물론 이콘 출판이라는 건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책을 펼쳐보고 알았던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이 바로 '이콘'이라는 브랜드가 생기게 된 계기이며 '이콘'의 첫 책이었다는 점이다.

자, 그러면 내가 알고 있는 실력 있는 여러 투자자들의 입에 이 책이 오르내리는 이유는 뭘까?

아직도 절판되지 않고 많은 독자들이 찾을 만큼 가치있는 그 무언가가 이 안에 담겨있을까?

심지어 '이콘'이라는 새로운 출판 브랜드를 만들어낼 만한 힘이 있는 책일까?

그래서 나는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을 만나보게 되었다.

책이 나온 17년 전은 물론이고, 지금조차도 수많은 개인투자자들 가운데에는 '올바른 투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 사실은 어렴풋이 안다고 하더라도 그 길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

왜일까?

그것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어려운 길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매일 책상 앞에 붙어앉아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와 씨름한다면 재능이 없는 학생도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테지만, 모두가 그 사실을 알아도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는가?)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하루빨리 대박을 치고 싶다'라는 생각만 가득하니까.

그러나 주식투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카지노가 아니다.

결코 불로소득이 아닌,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관찰하는 눈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시장의 악재를 흘려보낼 수 있는 평정심 등 수많은 요소가 필요한 작업인 것이다.

주식이란 무엇인가? 주식은 곧 그 기업이다.

가격이 매일 오르고 내리기에 거기에 눈이 어지러워지고 정신을 뺏겨 본질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허다하지만, 분명히 주식의 뒤에는 기업이 있다.

이 말은,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가치를 따라가게 되어 있다는 말이고 가치 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주가는 수많은 뉴스의 영향을 받는다. 온갖 호재와 악재가 매일같이 쏟아지고, 미국 증시가 기침을 하면 한국 증시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시장의 파도일 뿐이다.

주식투자가 정말 운이라면, 투자를 통해 세계 정상급 부자의 반열에 오른 '워런 버핏'은 80년 동안 내내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이란 말인가?

주식을 사는 것은 기업을 사는 것이며,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는 그 본질을 잊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한국에서는 가치투자가 어렵다는 주장을 하지만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가치투자의 당위성' 그리고 '한국에서도 가치투자가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주식이 운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고? 너무 어려워. 난 그냥 예금이나 할래. 하면서 포기하는 분들이 참 많다.

그러나 원래 '모르는 것' '미지의 것'은 어렵고 두려운 법이다. 알고 나면 두렵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우리는 17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초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으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세계 각국의 무제한 양적완화(돈을 푸는 통화정책)를 통해 화폐의 가치가 더욱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책이 나온 그 때보다도 투자의 필요성이 훨씬 간절해졌다는 뜻이다.

내 통장에 마이너스(-)가 찍히지 않았으니 돈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가?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에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얼마였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에는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생각해보자.

당신의 예금은, 정말 안전한 것이 맞을까?

돈을 가만히 쥐고 있어서는 안 된다. 돈은 그 자체로 우리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칼 한 자루가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것처럼 돈도 활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모르니까, 무서우니까 안 할래'라고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아나가고 깨우치자.

피터 린치나 앙드레 코스톨라니와 같은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저서도 좋다.

그러나 한국에 태어나, 한국에서 숨쉬고 한국에서 살아갈 우리에게는 '한국 맞춤형 가이드'도 필요한 법.

이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을 통해 그 길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