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를 탄생시키고, 그 자리를 떠난 김영희 PD
김영희가 찾아간 남미, 그 60일간의 기록!
김영희 PD는 이른바 ‘스타 PD’다. 2011년 초 누구보다 현장을 사랑하는 그가 6년 만에 다시 PD로 돌아와 「나는 가수다」를 만들었다. 7명의 진짜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청중평가단의 투표로 순위를 매기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그런데 처음 탈락한 가수 김건모에게 다시 한 번 더 도전할 기회를 주자는 참여 가수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이런 결정이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책임PD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는 연수라는 명목으로 홀연히 남미로 떠났다.
혼자 떠난 여행이다. 떠나는 마음 역시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으리라. 60일 동안 29번이나 비행기를 탔다. 얼마나 부지런하게 쉬지 않고 남미 곳곳을 돌아다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숫자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철저하게 홀로 다녀왔다. 그래서 그는 “뭐든 괜찮았습니다. 외로워서 좋았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남미의 대자연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들고 간 스케치북 한 권에 70여 컷이나 되는 그림을 매일 아이가 숙제를 하듯 그림을 그렸으며, 27만 원짜리 디지털카메라로 남미의 풍광과 사람들을 찍었다. 그리고 글을 썼다.
흔한 여행기와는 다르다. 책에는 여행 루트나 그곳에서 먹어본 음식, 또는 가볼 만한 곳에 대한 친절한 정보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 장소에 대한 설명이나 감상 위주의 글도 아니다. 텅 비어 있는 여백이 오히려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이 책에는 ‘김영희’가 나온다. 남미라는 장소성이 중요하다기보다 그 장소에 있는 인간 ‘김영희’가 보인다. 이 책을 보면, 그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프로그램들이 왜 인기를 얻었는지, 「나는 가수다」를 어떤 생각에서 만들었는지를 읽을 수 있다. 김영희가 사람을 대하는 마음, 세상을 보는 눈,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 걸어온 삶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대한 기대를 글과 그림과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