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슈미트의 『정치신학』은 ‘주권자의 결정’이 법질서의 원천이라는 주장으로 당대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제적 고전이다. 이 책에서 그는 ‘결정’이라는 계기를 강조하는 독창적인 ‘결단주의적’ 법이론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당대의 법실증주의·무정부주의·사회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한다.
이 책은 나치 법학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알려진 악명 높은 저작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대 법치국가의 원리를 파헤친 고전으로서 우리 시대에도 큰 영감을 주고 있다. 근대의 법 외부에 존재하면서도 법 내부를 규제하는 난제들을 정면으로 다룬 『정치신학』은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주권의 본질’에 관한 새로우면서도 강력한 설명을 보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