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오스트리아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창고 주인인 알프레드 하안이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 평화롭던 시골 마을은 예기치 않은 소동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범인이 밝혀지길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범인을 찬양하며, 누군가 범인으로 밝혀질까봐 걱정을 해주는 상황이다. 수사를 맡은 형사 폴트가 등장해 수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협조는커녕 피해자의 대한 냉담함으로 죽음에 대해 동정하지 않는다. 정황상으로는 와인 발효 가스에 의한 사고사로 보이지만, 관할 경찰관인 시몬 폴트에게는 왠지 하안이 살해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수사에 난항을 겪던 중 단서를 찾을 때 마다 범인의 범위도 좁혀진다. 그러나 갑자기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해오는 사람들. 한 사람이 죽었지만, 모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나선다. 이제는 폴트가 자백해오는 그들이 왜 범인이 아닌지를 판별해내야 하는 역 수사의 수렁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어느 날, 죽은 하안으로부터 용의자들에 대한 제보 편지가 날아들어 온다. 하안은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던 것인가.
저자는 면밀한 인간들의 심리를 묘사하며, 심리극의 묘미를 한층 살렸다. 범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 내면의 솔직한 소리를 듣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이다. 포도가 와인이 되기까지 숙성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효 가스인 일산화탄소가 생성되는데, 그 양이 기준치보다 많아지면 치명적인 독가스가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마치 지하창고에서 본인도 함께 숨쉬는 듯 숨막히는 매혹적인 추리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