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큰오빠가 사준 책이다. 자기 책 사는데 따라갔더니 "너도 하나 골라봐~" 하길래 잽싸게 집어들었다. 오빠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남길래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서야 책장을 덮었다.

아모스 오즈는 『나의 미카엘』을 읽으면서 처음 만났다. 그때 무미건조한 것 같았지만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주인공 여자를 이해를 한참 못하다가 시간이 좀 흐른 뒤에 그녀를 위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어쨌든 그 이후로 아모스 오즈 책을 챙겨 읽어봐야지 하다가 이번 여름에 도전했었는데 이 작가 '사랑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여자를 안다는 것』을 읽었는데 한 번 잡으면 책장이 넘어가긴 하는데 왠지 모르게 다른 소설들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 다시 잡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독자의 '읽지 않을 권리'를 내세우며 시도한지 2주 만에 덮었는데, 이 책은 선물 준 오빠의 성의를 생각해서 약간은 의무적으로 다 읽었다.

이 책은 소설 속의 소설이 펼쳐진다. 책 속의 작가가 '빈약한 틀에 상상의 거미줄을 쳐가며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내고, 그 인물들을 중첩시키며 그들 사이에 혹은 그들과 자신 사이에 그럴듯한 관계들을 직조해 낸다. 그는 집요하면서도 영리하고 흥미로우면서도 진지한 상상을 통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텔아비브라는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 이야기를 게속 부풀려 나간다.(p170)' 그런데 이런 참신한 내용을 그냥 무작정 읽다보면 놓치기 십상이다. '저자가 능숙하게 넘나들기를 반복할수록 우리는 그 경계를 분간하는 데 더욱 애를 먹는다.(p170)'
집중력 최악의 상태에서 읽어내기란 많이 힘들다. 이 사람이 아까 만들어 낸 인물이었나?, 진짜 작가 강연회를 했던가? 등 아직도 어떤건지 모르고 있다.

담담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참 마음에 드는데,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고 노벨문학상 후보인 뛰어난 작가 '아모스 오즈'를 이해하기에 난 너무 부족한 독자인 것 같다. 좀더 연마하고 다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