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는 샌들을 무척 좋아했어요. 분홍 끈, 갈색 바닥에 연두색 테두리가 있는 샌들이었지요. 샌들은 뛰어다니기에도, 걷기에도, 줄넘기를 하기에도, 물웅덩이를 뛰어넘기에도 딱 좋았어요. 샌들만 신으면 몸이 깃털처럼 가벼웠지요. 바닷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모래 위 샌들 자국도 애비를 요리조리 따라다녔어요. 바닷바람도 애비를 따라다니며 발가락을 간질였지요. 그렇게 여름이 지나고 어느 맑은 가을날, 애비는 샌들을 신고 그네를 탔어요. 그날따라 그네는 더 높이 날아올랐고, 어느새 애비의 샌들이 훌렁 벗겨졌지요. 그리고 애비의 샌들은 하늘을 훨훨 날아서 남쪽으로 가버렸어요.
『내 샌들은 겨울에 어디로 갈까?』는 사랑스러운 애비를 통해서 계절에 따라서 서로 다른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것과 겨우내 보지 못한 샌들은 여름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아이들은 한가지 물건에 집착하게 되면 아무리 설득해도 그 물건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애비의 샌들이 가을에 떠났다가 여름에 돌아오고 겨울에 왔던 장화가 봄에 북쪽으로 떠나는 내용은 상황에 따라서 물건들이 대체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