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일본을 살아가는 샐러리맨의 모습을 날카로운 풍자와 블랙유머로 그리는 것에 정평이 나 있는 일본의 중견작가 하라 코이치의 대표단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그의 대표작답게, 이 책에는 가족에 소외당하고 직장에서는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며 갈 곳을 잃은 우리네 모습을 풍자와 유머로 묘사한 다섯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 「마루 밑 남자」는 가족을 위해 가족을 소홀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풍자한다. 당장이라도 집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절실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 이 밖에도 정리해고 당한 중년 남자와 당돌한 십대 가출 소녀의 기묘한 동거를 다룬 「슈샤인 갱」, 무한경쟁과 비정한 사회 현실을 뒤통수 치듯 적나라하게 보여주는「튀김 사원」, 경제 불황에 가장 먼저 희생되는 여성들의 비애와 반란을 그린 「전쟁관리조합」, 웃지 못할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파견사장」까지, 가정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묘사, 허를 찌르는 반전과 생각하지 못한 감동을 전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