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지와 상관 없이 불온해진 식탁 의자에 앉아 읽는 책
경인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나여경의 첫 단편소설집이다. 소설마다 등장하는 상처 입은 사람들은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편입하지 못하고 세상 언저리를 겉돌며 아픔을 겪고 한계에 부딪힌다. 이제 현실을 동화로 보거나 유토피아를 꿈 꾸는 아웃사이더들은 없다. 언제나 불운하고 불편하며 불온한 사람들과 함께 같은 시공간에서 시달리다 끝내 서로 배신하고 외면한다. 식탁 앞에 앉아 가족끼리 화목하게 나눠 먹는 한 끼의 밥도 나여경의 소설 속에서는 쥐가 들끓는 욕창 더미로 변신하지만 그것이 결코 칙칙하지 않고 재밌다는 것이 이 소설집을 끝까지 놓게 하지 않는 매력이다. 욕망과 결핍의 염증나는 반복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는 만남, 아버지라는 거대한 트라우마, 종교(성경), 요리, 성관계 등의 소재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영원한 욕망의 상실감 혹은 허무함 후에 덧없이 허물어지는 인간을 그려냈다. 오늘 저녁 단란하고 행복한 저녁 식사를 끝마쳤다면 이제 진짜 현실의 모습을 보기 위해 당신이 펼쳐야하는 책, 나여경의 『불온한 식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