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이론'을 통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비로소 자신을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논리를 치밀한 문화이론을 바탕으로 제시함과 동시에 그 굴곡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있는 책 『이론 이후』이다. 테리 이글턴은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의 문화이론이 등한시했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들 즉, 진리, 객관성, 도덕, 토대, 본질, 평등, 사랑, 무관심성, 죽음, 악 등을 치밀하게 파고들어간다.
또한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불편한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 이론이라 말하는 저자는 위의 진리와 객관성부터 죽음과 악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육체를 지닌 종으로서의 인간'이라는 우리의 존재 조건에 근거해 근본적으로 재해석한다.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세계화, 9ㆍ11사건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충격 등, 오늘날의 인류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재앙 속에서 새로운 모색의 길을 찾고 있다. 이글턴은 이 모든것이 결국은 '이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정리한다. 그것도 엄청난 방식으로 물밀듯이 몰려오는 저 자본주의의 도전에 이제 문화이론도 다른 방식으로 과감해질 것을 요구하며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