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2005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한 김성대 시인의 거침 없는 시적 행보
수많은 평론가, 시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제29회 김수영 문학상의 수상 시집이 발표되었다. 예민한 감각과 섬세한 촉수의 언어가 빛나는 김성대의 시는 작은 사물과 개인의 몸에 집중한다. 일상적인 사물, 단순한 현상에서 우주적인 거대한 이미지를 뻗어 나가게 하는 그의 시어들은 낯설고 모호하며 말라 가는 시상을 역설적으로 풍요롭게 한다. 현대시가 난해하다고 말하는 독자들은 시집 제목에 흥미를 보일 것이다. 귀 없는 토끼가 아니더라도 이미 현대시는 대중들에게 소수 의견이 되었기 때문이다.
“귀가 마르는 말들”, “팔이 떨어지는 소리/ 손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김성대의 시는 흡사 초현실주의 그림을 보는 듯한 묘사로 우리를 기괴한 세계에 몰아 넣는다. 목소리도 귀도 소용없는 ‘마임의 방’에 갇힌 당혹스러움. 그러나 이면에는 소수성을 향한 끈질긴 집념, 소통을 희구하는 열망이 곳곳에 배어 있다. 시적 화자의 일상 속에 함께하는 소수자들(“동남아의 소년들은 왜 내게 형제라고 하는지”, “새벽 여인숙에서 흑인 사냥꾼들이 목욕을 하고”, “막내는 쌍둥이 노숙자가 기거하는 공원에서 콜라 한 잔을 얻어 마셨다”)은 “귀 없는 토끼”처럼 정체성의 혼란과 소통의 불가능으로 고통스러워하지만 김성대의 시에서 특별한 위안을 얻을 것이다. 정적인 몸부림으로 가득 찬 그의 시를 읽으며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어떤 소수의견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