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부모에게 선물하면
두고두고 고마워할 책
자녀를 길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던 날이 ‘내 인생의 장면’ 가운데 하나로 가슴에 각인돼 있을 것이다. 성능 좋은 렌즈로 줌업을 한 듯 수많은 아이 중에 유독 자기 자식만 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뜯어 봐도 아이는 미숙하기 짝이 없다. 좋은 선생님을 만날까, 수업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이런 저런 나쁜 습관을 고쳐주지 못했는데 그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꼬리를 물지만 딱히 어디 물어볼 데도 없다.
요즘처럼 학교에 가기 전 온갖 학습을 선행하는 시대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아이는 역시 마음껏 뛰놀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게 간직하고 실천했던 부모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괜한 고집을 부리다 내 아이만 학교에서 바보 취급을 받는 게 아닐까, 불길한 예감을 떨치기가 힘들다. 외국인과 영어로 농담도 주고받는다는 옆집 아이, 벌써 인수분해도 마스터했다는 뒷집 아이, 제대로 배운 춤과 노래로 가족 행사 때마다 인기를 독차지하는 친척 아이. 이런 아이들과 그 엄마들이 한글도 채 떼지 못한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를 자책과 불안으로 내몬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도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던 엄마는 이때 처음으로 심각하게 사직을 고민하게 된다.
이렇듯 지은 죄도 없으면서 마음고생을 하는 이 땅의 초등학생 부모를 위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올해 봄 마련한 강좌가 바로 ‘사교육걱정없는 초등사용설명서’이다. 이 땅의 수많은 부모와 마찬가지로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낼 때마다 불면증에 시달렸으며 기자로서 오랜 동안 교육을 담당해오면서 초등학생 부모를 위한 맞춤형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온 시사IN의 김은남 기자가 이 강좌를 다음 스토리펀딩에 올림으로써 이 책 『잠 못 드는 초등 부모를 위하여』(시사in북 펴냄)는 세상에 나오게 됐다. 김은남 기자는 연재를 하는 내내 학부모가 보내준 뜨거운 댓글을 읽으면서 이 책을 기획한 보람을 진하게 느꼈다고 말한다.
학부모로부터 가장 큰 신뢰를 받는 시민단체로 우뚝 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역량을 발휘해 현장경험이 풍부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강좌에 초빙했다. 꼭 한글을 떼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할까, 초등 영어·수학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적기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하나, 어떤 학원이 좋은 학원인가, 올바른 독서 지도는 무엇인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아이를 어찌 대해야 할까. 이 강좌에 참여한 전문가 7인은 풍부한 식견을 바탕으로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 부모는 교육에 관해 풍문이나 상식을 뛰어넘는 나름의 ‘이론’을 갖추게 된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양육법이나 학습법을 가르쳐주는 좋은 책들은 사실 시중에 넘친다. 그러나 이를 교육 현장의 변화에 맞춰 설명하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아이가 성장할 무렵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한국 사회 교육은 또 어떻게 바뀔지, 큰 그림을 먼저 그린 뒤 부모에게 내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스스로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부모가 서점에서 집어 들기에,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데 관심이 많은 주변의 초등학생 부모에게 선물하면 두고두고 고맙다는 말을 듣기에 적당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