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현대시〉를 통해 문단에 데뷔한 최서림 시인의 신작 시집. 세월에 부대끼면서 마음과 시를 구체적으로 쌓아가는 재목(材木), 이번 시집에서 정직하고 절실하게 노정되어 있는 재목의 정체는 초로의 생을 구체적으로 겪어내는 몸과 마음이다. 시인은 세월이 마련해준 깊고 넓고 둥근 마음의 모양을 〈집〉이라 부르며, 〈마음의 집〉이기도 하고 〈시의 집〉이기도 한 이번 시집의 ‘집 한 채’를 지어 보인다. 언어에 대한 자의식과 초로(初老)의 생에 대한 회한이 도드라있는 시편들 속에서 보다 뚜렷한 형상의 시인의 시세계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