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심층부에 화석처럼 각인된
짧고도 강렬한 사랑의 순간들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것들에 대하여
20여 년이 넘는 시간을 카피라이터로 살아온 김기연. 『낯선 당신 가까이로』는 오랜 시간 동안 그가 렌즈 너머에서 수런대는 소리들에 가만히 귀 기울여 모은 글과 사진을 엮어낸 책이다. 「낯선 당신」에서 시작된 이 책은 「당신만이」,「외면」,「못난 위안」 등을 거쳐 「선택」까지 매 페이지마다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짧지만 깊이 있는 글을 나란히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여행과 일상이 교차하는 사진들은 우리가 스쳐 보내는 모든 순간에 사랑이 존재함을 일깨운다. 평범해 보이는 오늘,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으며 도달하고 있음을 이 책의 사진들은 보여주는 듯하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본질적으로 사랑의 행위와 닮아 있다. 무언가에 시선이 머물고, 점점 가까이 다가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우리는 순간적으로 그 행위에 담긴 마음을 알아챈다. 그리고 누군가를 떠올리고야 만다. 저자는 “사진마다 생각, 취향, 관심, 사물, 공간, 기억 들이 어른거려 마치 그때마다 낯선 당신 앞에 선 피사체라도 된 듯 묘한 감정들이 교차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에게 다가가려 했던 흔적들을 좇아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어준 자리, 텅 빈 자리,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것들’을 고요히 응시한다. 삶의 심층부에 화석처럼 각인된 짧고도 강렬한 사랑의 순간들은 그렇게 다시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