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란, 말로 표현할 수도 번역할 수도 없지만
나의 솔직한 무언가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것이다
1992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시인으로 데뷔해 25년 동안 자기만의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 강정이 ‘울음’에 관한 에세이를 펴냈다. 이전의 에세이집 『나쁜 취향』과 『콤마, 씨』에서 도드라졌던 강렬한 스타일의 글과는 달리 시인의 유년시절부터 데뷔 시절, 시인으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성찰들, 2014년 4월의 아픈 기억과 최근 소설가 박상륭 선생을 떠나보낸 심정을 담은 일화 등이 잔잔하면서도 단단하게 펼쳐진다. 유년시절 하도 울어 별명이 ‘짬보’였던 부산 ‘촌놈’ 강정이 처음 시를 쓰기로 결심한 열일곱의 어느 해, 등단 소식을 전해들은 스물두 살 젊은 날을 이야기하며 1부를 시작한다. 욕망의 잠수함과도 같은 서울에 대한 사색, 직장 생활 당시의 갑갑함, 고흐가 죽기 전 마지막 70일을 머물렀던 프랑스 오베르쉬르와즈 여행 당시의 고독 등을 솔직하게 풀어놓으며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때로는 격렬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글들에는 하나같이 가슴에 얹혀 있는 어떤 설명하기 어려운, 그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울음에 관한 정서가 깊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