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과학’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나와는 거리가 멀어” 하며 내려놓지는 않았는지. 왠지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두 단어의 조합! 요즘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도 줄어들고 있다. 서점에서 인문학 관련 도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과학이 철학을 대체한다는 말까지 등장한다. 하지만,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 과학의 근원에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면?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상대성이론, 카오스이론,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역학 등 현대 과학의 신 이론들이 자리한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을 ‘철학’책이라고 지칭한다. 과학 깊숙이 들어가야 봄 직한 이야기들인데 엉뚱하게도 인문학의 대표인 철학과 관련이 있다고? 어려운 과학 원리를 논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끝도 없이 펼쳐진 철학적 사고만 파고들지도 않는다. 다만 현대 과학에서 새롭게 논의되는 이론들을 철학적 관점에서 가볍게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오직 그 철학이 좋아 다니던 직장까지 뛰쳐나왔다.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이나 노력하는 사람이 그것을 즐기는 사람을 따라올 수 없다는 이야기처럼, 그는 이 철학을 무척 즐겼다. 그리고 자신이 찾은 재미를 이 책의 독자에게도 선사하고자 한다. 철학은 무척 심오하고 두려운 학문이다. 하지만 그 무서움은 바로 작가의 말처럼 철학의 ‘미치도록 재미나다’는 점 때문이다. 사소한 물음의 답을 찾는 과정과 그 속에 빠져드는 즐거움은 컴퓨터게임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목적이 ‘철학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철학이나 과학 전공서적에 나오는 심오한 이론을 풀어놓은 것이 아닌, ‘이렇게 혹은 저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