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무구한 섬 소년 개동이와 천덕꾸러기 코끼리 따따,
명나라 소녀 밍밍이의 꿈과 우정이 푸른 바다를 채운다.
태어나서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징그러운 형상, 덩치 크고 우악스럽게만 생긴 정체 모를 코끼리가 섬에 닿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열두 살 섬 소년 개동이 역시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지요. 코끼리와 함께 온 우락부락한 명나라 사육사와 그의 딸 새침데기 여자아이도 낯설고 생경하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자꾸 마주칠수록 개동이는 왠지 그들에게 마음이 갑니다. 발아래로 만물을 내려다볼 수 있는 거대한 몸이지만 발목엔 항상 줄을 매고 있어야 하는 코끼리 따따도, 쌀쌀 맞은 듯하지만 아버지와 단둘이 타국에 와서 외로이 지내야 하는 밍밍이도, 무서운 저승사자 같지만 자기 딸에게만큼은 맥없이 무너지는 사육사도, 사실은 개동이만큼 외롭고 아픈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려있는 조선 태종 때 처음 들어온 코끼리가 사람을 죽여 섬으로 귀양 갔다는 내용이 바로 이 동화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귀양 간 후에 코끼리는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동화를 만들어 낸 것이지요. 『귀양 간 코끼리』에는 유배지인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코끼리 따따와 함께 온 사육사의 딸 밍밍이, 그리고 섬 소년 개동이가 이루는 만남과 꿈,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전개됩니다. 입으로 전해지는 듯 자연스레 읽히면서도 순우리말과 옛말 들을 적절히 담은 문장으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코끼리의 생김새에 대한 기발한 표현, 읽는 내내 섬마을의 정경이 저절로 떠오르는 실감 나는 묘사는 흥미로운 서사에 재미를 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