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하나님의 말씀으로 중심을 잡고
‘비움’의 미학으로 삶을 관조하는
1977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주원규 시인은 오랫동안 [응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응시’가 암시하듯이 그의 시에는 ‘관조’하는 분위기가 잔잔히 흐른다. 시 한 편을 몇 달 몇 년을 들여다보며 사전과 맞춤법 교본 같은 책을 옆에 두고 퇴고에 퇴고를 거듭해 완성한다. 시인의 시작 활동은 거북이처럼 느려 보이지만 지식인으로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고통을 인내하며 40년의 시 세계를 다져 왔다. 『문득 만난 얼굴』은 첫 시집 『切頭山 시편』(1989) 이후 근 30년 만의 결실로 모두 82편의 시가 수록되었는데, 시인의 품성과 평소 행동거지나 인생관을 엿볼 수 있어 은근한 감동과 흥미로움을 선사한다.